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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스] <아빠 없는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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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야, 밥 먹어야지."

 


오늘도 아빠의 잔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꼭, 엄마 없는 티를 저렇게 내고 싶을까? 정말 쪽팔려서 같이 못살겠다.”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집에 오면, 항상 앞치마를 매고 있는 아빠 모습이 정말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엄마는 내가 3살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후 쭉 아빠와 살았다.

 


난 아빠가 싫다. 언제나 잔소리만 하고 눈 한쪽 시력만 잃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해 왔던 그런 아빠가 너무 지긋지긋하다.

 


여건만 된다면 나 혼자 살고 싶다. 우리 집은 무척이나 가난하기 때문에 난, 그 가난을 만든 아빠가 더 싫은가 보다. 방도 하나라서, 내가 방을 쓰고 아빠는 거실에서 주무신다.

 

 

20평도 안 되는 우리 집이기에 난 너무 창피하다. 아빠도 너무 창피하다.

 


언제부터인가 아빠가 자꾸 속이 쓰리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냥 모른 척 해왔다.

 


3년 뒤, 그날도 어김없이 아빠와 아침부터 티격태격 이었다. 아니, 나 혼자 일방적으로 화내고, 아빠에게 함부로 대했다. 그래놓고 화내면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날,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아빠가 병원에 계신다고 말이다. 난 병원으로 갔다. 

 

 

놀라서 뛰어가는 것도 아닌, 그냥 보동 걸음으로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서 병원으로 향했다. 

 

 

귀찮게만 느껴졌다. 아빠가 병원 다니는 건 많이 지켜본 일이었다.

 


항상 몸살과 감기에 시달리며 맨 날 병원 신세만 지셨다.

 


난 간호사에게 아빠 이름을 대고 입원실을 물어보는 순간, 간호사의 말에 너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img.jpg

 


"운명하셨습니다." 그리고 뒤를 이으며 간호사는 말을 했다.

 


"상희가 누구예요? 자꾸 상희라는 이름만 부르다가 눈을 감았습니다. 애타게 상희를 부르는데 얼마나 안타까운지 볼 수 가 없었습니다.”

 


"상희요? 저예요. 바로 저라구요." 난 너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어느새 내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싸늘하게 식은 아빠의 주검 옆에서 며칠 밤을 새고 냉랭한 땅에 아버지를 묻고 집으로 돌아와 텅 빈집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아빠가 있었다면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나를 맞아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맞아주는 사람은 없다. 

 

 

단지 을씨년스러운 집만이 덩그러니 나를 받아 주었다. 한참을 초점도 없는 시선으로 벽 중간쯤에 놓았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아빠가 남겨 놓은 유품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거실에 널려져 있는 물건을 주섬주섬 주웠다. 아빠가 집에서 걸치고 있던 옷을 드는 순간 옷 안에서 작은 노트가 떨어졌다. 

 

 

무엇인가 궁금해 펼쳐보니 3년 전부터 쓰여진 아빠의 일기였다.

 

 

img.jpg

 


8월10일
상희야, 오늘 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암이란다. 암, 괜찮겠지 불쌍한 상희야.

 


아빠, 괜찮겠지? 아빠, 낫고 싶어, 아빠의 소원은 너와 함께 이렇게 한 집에서 살고 싶어 상희야.

 


9월15일
상희야, 오늘 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빨리 수술을 해야한대, 수술비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너 고등학교 사립으로 가는게 소원이지? 공부도 잘하니까, 

 

 

우리 상희의 아빠가 수술을 하면 그 꿈도 무너지겠지, 우리 상희의 소중한 꿈이 말이야.

 


아빤, 수술하지 않기로 했어. 조금의 아픔은 있겠지만, 아빤 상희 곁을 떠나지 않아.

 


11월2일
상희야, 아빤 널 정말 사랑했어. 아빠 통증이 너무 심해져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아파, 상희야. 하지만 우리 상희를 보며 건뎌내야지.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상희를 위해서 말이야.

 


11월10일
상희야, 넌 아프지 말아라. 그리고 그동안 이 못난 아빠를 잘따라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11월15일
상희야, 아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상희야, 아침밥 항상 안 챙겨 먹지? 그럼 안 돼 알았지. 

 

 

아빠 없어도 아침밥은 먹어야 해, 그래야 하루가 든든하지. 그리고 도시락은 상희가 조금만 일찍 일어나서 꼭 싸가지고 가라. 응?

 


밤엔 집 문 걸어 잠그고, 너 혼자 이 넓기만 한 세상에 두고 가야 하니 너무 미안하구나. 못난 아빠를 용서해줘, 행복해라.

 


내 사랑하는 딸 상희야. 안녕!!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창피하게 생각하고 싫어했는지 아는 아빠는 오히려 내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빠, 미안해!”

 



출처: https://thanks201.tistory.com/1243 [세상의 따뜻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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