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 울린 어머니의 생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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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의 30년지기 친구놈의 41번째 생일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요즘 누가 생일 챙깁니까.. 절친한 사이들이라면 기프트콘 정도 보내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제 친구놈이 전부터 계속 그런말을 했었어요 제대로 된 집밥 한번 먹고싶다. 이 친구가 초딩 4학년때인가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어머니랑 둘이 살았어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녀석의 어머니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 이후부터 계속 혼자 살았죠. 항상 밝고 친구들 잘 챙기고 의리있고 참 멋진놈 입니다. 프로덕션 회사 막내에서 현재는 본부장급으로 올라섰구요 여튼 어제 자정을 넘기고 이눔시키 생일이라고 톡에 나오길래 녀석의 말이 생각나서 한정식이라도 먹일까.. 하던 찰나에 (저 역시 아직 결혼안하고 혼자사는 노총각 쿨럭..) 저희 어머니께서 청주에서 올라오셨습니다. 언제나처럼 혼자 사는 아들놈집으로 반찬이랑 각종 비타민제 등등을 한가득 가져오셨죠. 어머니께 얘길했어요. 엄마 오늘 XX생일인데 저녁 같이 먹을까? 그랬더니 어머니가 미역국에 갈비찜 등등을 하시더군요. 친구놈 스케쥴을 알 수가 없어서 미리 낮에 전화를 했죠. 이시키야 와서 밥먹고가. 저녁시간에 두시간 정도 빈다고 들른답니다. 저희 오마니는 대충 차린다고 하시더니 12찬 밥상을 결국 완성하셨다는... 그리고 늦은 오후쯤 친구가 집으로 왔어요. 우리집에 어머니가 와있는걸 몰랐던 친구놈은 욕을 하며 들어오다가 어머니를 보며 화들짝 놀라더군요 ㅎㅎ 그리곤 밥을 먹자며 밥상에 셋이 앉았습니다. 이눔시키 오랜만에 집밥 보더니 눈돌아간게 보이더군요. 근데 울어머니가 녀석한테 치트키를 시전했어요... "아가, 생일 축하한다. 많이 먹그라" 이녀석.. 네.. 감사합니다 어머니.. 하더니 밥을 먹다가 갑자기 막 우는거에요....전 너무 당황했는데.. 어머니를 보니.. 어머니도 가만히 친구놈을 쳐다보고있더군요.. 이녀석.... 고개를 푹 숙인채 세상 서럽게 울더군요... 30년 넘게 친구했지만 오늘처럼 우는건 처음봤습니다. 녀석의 밥그릇과 미역국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저까지 울면 좀 그럴것 같아서 일부러 의연하게 앉아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선 한참을 울던 녀석의 등을 토닥여주었고.. 겨우 울음을 멈추고나서야 다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가져오신 각종 밑반찬 중 절반을 친구녀석 주라며 종이백에 담아주며 일이 있어서 가야한다는 친구녀석을 보냈습니다. 근래 들어 가장 특별한 저녁을 먹었네요.. 친구놈한테도 이상하게 미안하고.. 어머니한테도 이상하게 미안하고.. 저만 요상하게 의문의 1패를 당한 저녁밥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동생네 집에 모셔다드리고 집에 오는길에 친구녀석의 고맙다는 톡을 받고나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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