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골에 작은 암자를 지키며 수행을 하는 스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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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스님이 두 냥의 돈을 가지고 장터에 내려와 공양미를 사려고 쌀가게를 찾아가는데,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난데없이 큼직한 자루 하나를 발견했다.
그 자루를 열어보니 뜻밖에도 이백 냥이나 되는 은전이 안에 들어 있었다.
실로 처음 보는 큰 돈이라 스님은 깜짝 놀랐다.
"아, 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속을 태우랴!"
이렇게 생각한 스님은 온 장터를 헤매며
돈자루의 임자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되돌아오고 있을 때였다. 장터를 조금 벗어나 몇 발자국 떼어 놓는데 저쪽에서 소 장수가 허둥대며 달려왔다.
스님은 눈치를 채고 무슨 일이 있기에 그리 서두르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소 장수가 말하기를
"황소 두 마리를 사려고 사백냥 돈을 가지고 시장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이백 냥을 주고 소 한 마리를 산 다음 다시 한 마리를 더 사려는데 마땅한 것이 없어 그대로 돈주머니를 황소 등에 묶어 놓았는데 어디에 떨어뜨렸는지? 아니면 도둑을 맞았는지 돈주머니가 없지 않겠습니까?"
스님은 돈 임자를 만난 것을 몹시 기뻐하며 이 소장수에게 자기가 멘 돈자루를 내주었다.
"자, 당신이 잃어버린 돈 이백 냥입니다."
그러면서 이 돈자루에 같이 넣어뒀던 자신의 돈 두 냥을 꺼냈다.
바로 그때 소장수는 욕심이 생겼다.
그의 심중에는 스님의 돈 두 냥마저 빼앗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굴뚝처럼 치솟아 올랐다.
그래서 그는 돌아서는 스님을 보고 호통을 쳤다.
"여보시오, 스님! 그 돈 두 냥은 왜 꺼내는 거요?"
"당신이 잃어버린 돈은 이백 냥 아니었소?
이 두 냥은 원래 내 돈이오."
"아니오! 실은 소 살 돈 이백 냥에다 용돈으로 쓰려고 두 냥을 함께 넣어두었단 말이요.
그러니 그 돈도 마저 내놓으시오!"
스님은 실로 억울했다. '두 냥은 공양미를 사러
가지고 온 돈이고 같이 넣어뒀던 것이라'고 누누이 설명을 해도 소장수는 도무지 들어 주지를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둘은 고을 원님에게 가서 서로의 주장을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원님이 말했다.
"그대는 분명 이백 냥이 든 돈자루를 주웠겠다?"
"예, 세 번이나 세어 보았으나 분명 이백 냥이었나이다."
"음, 그리고 그 두 냥은 그대가 쌀을 사가려 가지고 온 돈이라 했겠다?"
"예. 분명 그러하옵니다."
"알겠다. 그럼 소장수 그대는 분명 이백 냥 하고도 두 냥이 더 든 돈자루를 잃었겠다?"
"그럼요,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그러자 원님이 위엄있게 최후 판결을 내렸다.
"듣거라~! 소장수가 잃어버린 자루에는 틀림없이 이백 두 냥이 들었고,
스님이 주운 돈자루에는 이백 냥 밖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도다.
그러니 스님이 주운 이 돈자루는 소장수가 잃어버린 돈자루가 아니다.
그래서 이 돈자루는 스님이 가지고 있다가 장차 이백 냥을 잃어버린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에게 주도록 하라!"
그 판결에 소장수는 그만 억장이 무너졌다.
공연히 스님의 돈 두 냥을 욕심내다가 자신의 이백 냥, 큰돈까지 잃게 생겼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동헌을 나온 소장수는 너무도 원통해서 땅을 치며
통곡을 하다가 그만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를 보고 구름처럼 모인 군중들이 저마다
소장수를 비웃으며 말했다.
"아이 꼬시다! 욕심이 결국 사람을 죽이지 않았나?"
세상에 태어날 때는 주먹 쥐고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땡전 한 닢 갖고 가지 못하는 거 알면서, 움켜만 쥐려고 하는 마음과 알량한 욕심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바람이 말합니다."바람 같은 존재이니 가볍게 살라"고.
구름이 말합니다."구름 같은 인생이니 비우고 살라"고.
물이 말합니다."물 같은 삶이니 물 흐르듯 살라"고.
꽃이 말합니다."한번 피었다 지는 삶이니 웃으며 살라"고.
나무가 말합니다."덧없는 인생이니 욕심 부리지 말라"고.
땅이 말합니다."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니 내려놓고 살라"
고.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에 이르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