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컨텐츠 정보
- 2,502 조회
- 11 댓글
- 목록
본문
♡ 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시장에서 30년째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추와 도토리도 빻아 주고, 떡도 해 주고, 참기름과 들기름도 짜 주는 집인데, 사람들은 그냥 기름집이라 합니다.
그 친구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달력?
가족사진?
아니면 광고?
궁금하시지요?
빛바랜 벽 한 가운데 시 한 편이 붙어 있습니다.
그 시가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시를 좋아한다니?
어울리지 않나요?
아니면?
어느 날, 손님이 뜸한 시간에 그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저 벽에 붙어 있는 윤동주 '서시' 말이야. 붙여둔 이유가 있는가?"
"으음, 이런 말 하기 부끄럽구먼."
"무슨 비밀이라도?"
"그런 건 아닐세. 손님 가운데 말이야.
꼭 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짜 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우리 아내도 국산 참기름을
좋아하지."
"국산 참기름을 짤 때, 값이 싼 중국산 참깨를 반쯤 넣어도 손님들은 잘 몰라.
자네도 잘 모를걸." "......"
"30년째 기름집을
하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욕심이 올라올 때가 있단 말이야,
국산 참기름을 짤
때, 중국산 참깨를
아무도 몰래 반쯤
넣고 싶단 말이지.
그런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내 손으로 벽에 붙여놓은 윤동주 <서시>를 마음속으로 자꾸 읽게 되더라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이 구절을 천천히
몇 번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시커먼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30년 동안 시가 나를 지켜준 셈이야.
저 시가 없었으면
양심을 속이고 부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하하하."
그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좋아하는 시
한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항상 건강유의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관련자료
livinglegend님의 댓글
아니 아실 수도 있겠네요! 같은 과이실 수도 았을 것 같으니까요^^
운동주의 서시를 저 또한 영어로 옮기며 그 떼 시상을 떠올릴 때의 윤동주 님의 마음에 경외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지금 너무 부끄럽게도 욕심들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때와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 한 제 모습을 감추기 위해 늘 정의로운 척, 양심적인 척 하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