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보고싶어요 - 펌 , 가끔 슬픔도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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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보고싶어요 |
저한텐 10살차이나는 친누나가 있었습니다. 학교갔다와서 절 업고다니면서 시장에서 국수도 먹이고 애지중지 키워준 엄마같은 누나였어요 누나가 근데 사고를쳐서 20살에 결혼을 하고 애도 낳구 살다가 시댁쪽 문제로 애들이랑 밤중에 쫓겨났더랬습죠 그렇게 이제 혼자 애들키우면서 살다가 제가 고3여름때, 14년 여름에 누나가 비탈길 낙상사고로 요추가 박살나면서 인근 남×의료원으로 실려갔어요 패닉온 상태인 환자를 검사해아한다고 mri기계에 넣어버렸고 누나는 그대로 쇼크가왔고 이후로 mri ct검사할때 수면 없이는 찍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남×의료원 찾아가서 담당자 산채로 불태우고 싶었는데 그사람들은 무슨죄가 있겠습니까 자기들 할 일 한건데... 그러고 이제 전북대병원으로 이송와서 허리에 철심을 박았습니다 학교에서 수업듣다가 누나가 다쳤다는 소리에 황급히 갔을때가 수술 후 회복실에서 나온상태였어요 누나머리맡에 환자정보랑 병명이 길게 있더라구요 어머니는 말없이 앉아계시고... 제가 다니던 학교는 특성화고로 보건과가 있었고 보건과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병명을 여쭤봤습니다. 궁금했거든요.. 선생님은 15년정도 간호사를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근데 이제 들으니까... 첫시작부터가 복합부위통증 증후군 2형.. 처음엔 이게 뭔지 몰랐다가 주치의 설명듣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병명을 듣는데 선생님이 말하길 꺼려하시더라구요 왠가 했는데 하반신 마비랍니다 우리누나는 29살에; 9살 8살 딸 둘 홀로 키우다가 하반신마비가 된거였어요 처음엔 울고싶었는데 참았습니다 누나가 힘든데 동생이 되어서 누나를 지켜줘야지 내가 울면 안된다고 참았습니다 수능공부를 병실에서 누나 간호하면서 하고 대학등록금 마련한다고 1학년때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가입한 적금도 깼습니다 치료비가 어마어마하더라구요... 근데 누나가 체질이 이상해서 약이 안듣습니다 뭔말이냐면... 북대병원 오기전 의료원에서 한번 쇼크온게 트라우마가 돼서 맨정신으로는 mri기계에 못들어갑니다 수면으로 가야하고 심전도랑 달고 들어가야하는데 전북대병원에는 그게 가능한기계가 한대뿐이여서 검사받기가 힘들었습니다 여튼 이제 재워야하는데 수면제를 넣었는데 안잡니다 3시간지나도록 안자요 ...? 결국엔 마취과 의사분이 오셔서 치사량에 가까운양을 주사하니까 그때 겨우잤는데 1시간도 안돼서 일어나더라고요... 저렇게 처방이 가능한가 싶었는데 당시 주치의분이 처방을 내리셨나봐요. 프로포폴 앰플하나를 주사했는데 10분만에 깨버려서 난리가 난 이후로 아예 그렇게 처방이 내려진것 같기도... 처음엔 이해가 안갔어요 마약성진통제중에 아이알코돈을 복용했는데 다른약들이 다안들어서 그나마 드는걸로.. 그것도 치사량에 근접한 양을 처방해준게... 물론 나중엔 이해가 갔습니다 이렇게안하면 환자가...못버티는걸 아셨나봐요 다른 전공의들이 안된다하면 그 주치의이신 교수님이 해주라고 하셨거든요 이제 그러다가 기적이 벌어집니다 재활치료하면서 누나가 걸었어요 저도 안믿겼는데 누나가 하반신마비인데 걸었습니다 오래는 못걸었지만요 당시엔 병원내에서 난리가 나서 담당 재활치료사분과 주치의분이 누나를 설득해서 협력과들 초청해서 치료방법을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그때 협진과가 본과인 재활의학과외에 신경 마취 외과 등지에서ㅠ오셨는데 이후 이거 논문 써보자했는데 누나가 자기는 실험용쥐가 아니라고 반대해서 무산되었습니다. 구라같죠? 근데 아니에요. 14년도 전북대병원 응급실건물에서 일어난일입니다 응급실건물에 재활치료실이 있었어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이후 퇴원하고나서 딸들하고 살다가... 왜 따로살았는지는 이제 복잡한 가정사가.... 넘어가겠습니다 21년도 초에 어머니설득으로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도원으로 내려갑니다 조카들은 본집에서 학교 그대로 다니고 주말이나 방학에 누나한테 왔다갔다하고 어머니는 매주 월요일에 내려가서 누나챙기고 금요일에 올라와서 아이들챙기고 빈시간은 기도원식구분들과 목사님이 챙겨주셨어요 왜 내려갔냐 하면... 누나가 아프고..약도 안듣다보니까 우울증도 오고... 자살시도도 많이했습니다 생활도 안되고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가더라구요 누나다리에 칼자국이 많았습니다 근데 하반신신경은 다죽어서 통증이 없었대요 그래서 약도 막 먹고... ... 한끼에 먹는 약이 수십알에 가깝고 마약성진통제를 엄청 많은량을 먹고... 강직때문에 근이완제도 먹고 하다보니 몸이 약해져서 심정지도 여러번왔었어요 그래서 설득해서 누나를 모셔왔어요 기도원이 산 중턱에 있고 나주라서 공기도 괜찮은 편이여서 요양하기엔 좋겠더라구요 챙겨줄 사람들도 있고... 그 이후로 누나는 피아노도 배우고... 마음을 열면서 밝아졌어요 어느날 어머니가 유튜브 링크를 주시더니 꼭 보라하셔서 봤는데 누나가 간증하는 영상이더라구요... 자기가 밝아지고 그런 사연을... 누나가 드디어 괜찮아졌구나... 안심했었져 누나랑 사이도 좋고 저를 아들처럼 여겨서 늘 아들아들 그랬는데 전 자주 보러가지도 못했어요 학교 졸업하고 일한다고... 군대가기전에 제명의로 누나가 폰을 만들어달래서... 만들어줬더니..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그걸 못내가지고 빚이 생겼더라구요 수백만원... 그거 해결한다고 조금씩 갚다가 졸업하고 일하면서 제 지병도 해결하고 빚도 갚는 사이 누나가 어느날 그러더라구요 누나 폰이 안댄다고... 누나 나중에 아이폰하나만 사달라고 그때 당시엔 빚갚고 일에 치여가지고 안된다고 거절해버렀습니다 이제 그러고살다가... 21년 12월 9일 오후 6시에 퇴근준비하는데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아들...놀라지말고 들어.. 누나가.... 누나가... 죽었어..." 아무말도 안나왔습니다... 아무말도요... 퇴근준비중이여서 바로 들어가서 대표님께 말씀드리니 차편은 있냐면서... 피곤하실텐에 나주까지 태워다 주셨습니다 도착하니 어머니는 병원 안치소에서 나오시는 중이였고... 병원 옆 장례식장에서 바로 진행했습니다 상주는 제가 맡았고... 가족장으로 빈소없이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목사님이 기도원 진입로에 있는 나무한그루 자리에 수목장을 권해주셔서 장지도 해결됐구요 3일내내 아버지는 내아가 내아가 하고 우셨고 어머니는 누나 이제 안아프다고 참으셨고요 전 나라도 담담히 버텨야된다는 생각 하에 버텼습니다 울지도 않고요 목포에 있는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고.... 목함에 누나 유골을 담고 보자기로 싸서 나오는데... 따뜻했어요 누나한테 안기는 것마냥... 추운 바람부는데 따뜻했어요.. 어머니는 그때 무너지셨고... 수목장터는 교회식구분들이 다듬고 파놓으셔서 그자리에서 입관예배하고 누나 묻어주고 저는 제 자취방으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면서 어머니한테 이제 물어봐도 되겠지 하고 누나가 어떻게 갔는지 여쭤봤습니다. 점심먹고 누나는 누워있는데 어머니가 보니까 눈이 풀려있더랍니다 누나가 엄마 나 졸리네.. 좀만 잘께 하고 엄마는 그래 자고 이따가 저녁먹자 하고 기도원 김장을 하러 가섰고.. 저녁때인 5시에 갔더니 누나얼굴이 새하얗게 변해있고.. 다릴 만저보니 차갑고 숨은 안쉬고... 그리고 목사님께 들은건 누나가 가기 전날에 누나가 목사님께 그러더랍니다 목사님 저 짜장면 한그릇만 사주세요 라고 목사님은 그럴까요? 하면서 시내로 나가서 누나랑 짜장면을 먹고 한그릇 더 싸가서 먹으라고 한그릇 더 사주셨답니다 약때문에 이도 다 상해서 평소엔 면류는 못먹었거든요 ..그날 저녁에 싸온 짜장면을 맛있게먹더라고 어머니가 그랬습니다 누나가 사실 때를 알고... 미리 준비한게 아닐까 싶었어요... 미리 전화라도 해주지... 알았으면 연락이라도 해주지... 그이후에도 꾹 참고 누나몫까지 열심히 살아서... 우리 조카들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둘째가 올해 고등학교 들어갔어요 겨울만되면... 날씨가 추우면 그때 그 유골함의 온기가 떠올라서 미칠거같아요... 너무 힘든데... 힘들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디 말할데도 없고... 여기다가라도 풀어봅니다 누나보고싶어요 나리누나 우리누나 보고싶어요 너무 보고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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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legend님의 댓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정말 이해할 수 없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사람이든 강아지든 생명 현상 중에는 그런 부분이 더한 것 같습니다.
글 속의 누님의 경우는 세세한 묘사는 없었지만 그런 삶에 대한 애착, 동생과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그 분의 삶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간증까지 하신 것으로 보아 신앙에 귀의하신 것으로 보이고, 이제 흔히 말해지는 천국에서 보다 평안하시기를 마음으로 기원드립니다! ^^
특히 사람이든 강아지든 생명 현상 중에는 그런 부분이 더한 것 같습니다.
글 속의 누님의 경우는 세세한 묘사는 없었지만 그런 삶에 대한 애착, 동생과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그 분의 삶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간증까지 하신 것으로 보아 신앙에 귀의하신 것으로 보이고, 이제 흔히 말해지는 천국에서 보다 평안하시기를 마음으로 기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