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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절망 당사자가 노래하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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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당사자가 노래하는 희망>


체위변경을 하고 돌아누워 있는 언니의 어깨가 아담합니다.

 


신종 플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리 가족들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강박적으로 손을 씻습니다. 

 

 

자가 호흡을 하지 못해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언니가 폐렴에 걸리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1992년부터 아슬아슬하게 이어온 언니의 투병 생활. 

 

 

아무도 언니에게 희망을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주변에는 의학적 지식에 의기해 냉정한 말들을 쏟아내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언니는 스스로 희망을 찾았습니다.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 몸에게 절망의 말보다는 괜찮아질거야, 라는 위로의 말을 자주 했습니다.

 


언니는 기적처럼 위험한 순간들을 넘겼습니다.

 

 

전신마취가 불가능해 합병증이 발병하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요로결석이나 맹장, 폐렴 등에 시달리며 병마와 싸웠습니다.

 


언니는 병상 시인으로도 제법 알려져 장애인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언니는 뭐든지 서두르지 않습니다. 언니의 감성은 아이의 그것과 같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문을 열어 놓으면, 계절이 변할 때마다 언니는 누워서 날씨를 가늠하고 게절을 느낍니다.

 


언니의 시를 읽고 사람들은 “희망”의 기운을 감지해냅니다.

 


언니를 동정하려고 집을 찾아온 손님들은 오히려 언니에게서 힘을 받고 간다며 웃는 얼굴로 집을 나섭니다.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으로 생활하는 처지면서 언니는 꼭 연말에 단돈 만원이지만 불우이웃 돕기에 성금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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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언니는 본인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언니의 손발이 되어주었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언니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슬퍼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간병아줌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남몰래 울지만 언니는 어머니가 생각나면 시를 씁니다.

 

 

우리 가족은 언니의 시를 통해 엄마를 떠올리고 기억합니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에 신음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언니는 자주 흔들어 깨웁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희망은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언제나 출동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오늘도 언니는 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밥을 겨우  넘깁니다. 그래도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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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찾아오면 상대보다 더 많이 말을 하면서 웃어줍니다. 

 

 

그러면 나도 그 사람도 어느 마음이 환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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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마치 오늘 죽을 것처럼 살라

 -제임스 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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