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분노] < 보고싶은 내 동생 '한'이 > 옮긴글
컨텐츠 정보
- 3,199 조회
- 1 댓글
- 목록
본문
< 보고싶은 내 동생 '한'이 >
" 방 좀 치워 !!
내 물건에 손대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
목욕탕가서 휴지 적셔 놓치마 ! 짜증난단 말야 . "
" 어 ! 알았어 ."
매일 대답은 장승처럼 잘하던 제 동생 이였습니다 . 똑같은 말을 몇 번 해도 듣지 않는 동생 이였거든요 . 집에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 저였어요 .
빠듯한 생활에 부모님들에게서 나와 동생과 저는 따로 살고 있었거든요 . 하루 2 교대하는 방직 공장 일을 하고 집에 들어와 , 어지러운 방안을 보고 한숨을 내쉬곤 했어요 .
그러면서도 , 어리니까 하며 방을 치워 놓곤 했어요 . 늦은 시간 밖에서 실컷 놀다가 새까만 얼굴을 하고 들어온 동생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긴 했지만 .. . 참고 또 참았어요 ..
그러던 어느 날 이였어요 . 야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눈을 감고 있는데 . 동생이 학교가려고 가방을 메고 있더군요 .
용돈이라도 주려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 동생이 장롱 문을 열고 무언가를 찾고 있더라구요 . 동생 모습을 지켜보니 , 숨겨놓은 담배를 찾는 것 이였습니다 .
정말 화가 나더군요 .
" 이 자식 ! 쓰레기 같은 놈 . 땅을 파바라 돈이 나오나 ? 잠 안자고 돈 벌어다 주면 그딴거나 사서 쳐 먹고 , 아주 잘 하는 짓이다 .
하루 이틀도 아니고 방은 돼지우리를 만들어 놓고 퍼질러 놀러 다니고 , 이틀이 멀다하고 학교는 빠지고 . 이 개만도 못한 놈아 ! 그따위로 세상 살려면 차라리 나가 ! 그게 내 맘이 편하겠다 ."
하고 저는 집밖으로 뛰쳐 나왔습니다 .
몇 분이 채 안지나 ,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학교 가야하는 동생에게 아침부터 너무 욱박 질러 놓은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
그래도 , 가끔은 어깨도 주물러주고 , 때로는 설거지도해주기도 했던 동생이 안스럽더라구요 . 집에 들어 가보니 , 이미 학교를 간거 같더라구요 .
학교 다녀오면 데리고 나가 외식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잠이 들었어요 .
한번 잠이 들면 잘 못 일어나는 터라 , 그렇게도 많은 전화벨이 울렸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요 . 출근시간이 다가와서야 겨우 눈을 떴어요 . 전화가 울리더군요 .
" 여기 마산 동부경찰선데요 , 동생 이름이 조한 군 맞나요 ?"
순간 또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
바보같이 ....
" 네 . 맞는데요 .
제 동생이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 ?
제가 지금 바로갈께요 .
죄송 합니다 ..“
" 저 .......................“
" 네 ..!! 말씀하세요 "
" ...... 삼성병원 영안실에 가서
조한군의 시신 좀
확인해 주십시요 .“
“-- 뚜우뚜우뚜우 ..-...................."
한참 동안
수화기를 들고
앉아 있었어요...
숨이 멎어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
아침에 있었던 일들이 ,
그리고 내가 했던 말들이
영화 속의 필름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 가더군요 .
병원 영안실에 도착 했을 때 , 제 동생의 시신을 확인 했을 때 , 부검 결과를 들었을 때 , 저 또한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
제 동생 ..
학교에서 심한 구타를
당해왔데요 .
1 년이란 시간동안 ...
학교 일진들한테서 !
참기 힘든 구타를 당해왔데요 .
알고 보니 , 제 동생 ,
담배도 피지 않았더군요 .
준돈으로 ,
그 애들이 시킨 대로 ,
담배와 술 같은 것들을
사다주고 있었나봐요 .
내 동생 . 그렇게까지 당하면서 힘들다는 말 한번도 안했던 겁니다 . 하아 !, 아침마다 차비가 없어 학교까지 걸어가곤 했나봅니다 .
점심때면 밥값이 없어 ,
굶는 날이 태반 이였대요 .
내 동생 ..
너무 많이 힘들었었나봐요 .
그런 동생마음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
아침에 그런 말들을
했던 거예요 .
누나라는 사람이 ...
우리 한이
자살기도까지 했었대요 .
하아 ! 모든 게
모든 게 , 나 때문에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누나 !! 사랑하는 우리 누나 !
나 한이야 !
지금 집이야 .
오늘 학교에서 나쁜 애들한테
무지 많이 맞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