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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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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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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서
색감이 발랄하고 감미로운 딸기를 먹는다.

한 개를 집어 먹을 때마다
몸에 촘촘히 박혀 있는
붉은 눈들이 누구네 이별처럼 애처롭다.

십을 때 똑똑 나는 소리는
젊은날 더 높은곳을 향해 오르던 발자국 소리다
넘어가는 달콤한 육즙은 쓸쓸한 눈물이다.

망설이지 않고 숙주(宿主)의
몸속으로 녹아 들며 승자가 되려는
눈물겨운 모험은 숙명이다.

손가락 끝에 물든 붉은 반점 하나,
슬픈 딸기의 눈물을 잊지 말라는 아픔의 흔적이다
지나친 섭생을 그만하라는 경계의 부적이다.

그래도 붉고 탐스러운 딸기의 둥근 가슴으로
자꾸 손이 가는 나는 누구인가?

붉은색의 열정을 탐하는
끝없는 미각의 욕망으로 딸기의 눈물을 삼키는 동안,
섭생의 이유를 전하는 딸기 한 접시가 상위에서 으뜸이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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