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 자바스크립트 활성화 방법 ]
from Mohon Aktifkan Javascript!
좋은글 분류

의자

컨텐츠 정보

본문

의자 

c5f36c3b97a7a6760d0183bacb9e797e_1627526666_3834.JPG

 

태초에
하느님이 의자를 만들 때
그 곁을 달려가던
말의 영혼을 불어넣었다
목뼈를 곧게 펴고
먼 곳을 바라보는 자세에
안장을 얹은 것도
하느님의 전직인 목수였다
사람들이
목뼈에 등을 기대고 돌아앉을 때
의자는
혼이 떠난 사물일 뿐
아이들이
가끔씩 거꾸로 앉아 소리칠 때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의자에 깃든 말의 영혼은 눈을 뜬다

그때마다
어디선가 또각또각 말발굽 소리 들려온다

- 박현수, 시 '의자'


꼬박 걸어온 발품이 풀썩 앉는 의자.
다리를 꼬아 앉아도 마음을 꼬지 않는 의자.
다소 과한 체중이 실리면 잠시 삐걱거리기만 할 뿐인 의자.
묵묵한, 이해심 많은 사람 같은 의자입니다.

 
 












관련자료



댓글 2 / 1 페이지
전체 12,872 / 759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