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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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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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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갓 태어난 아기의 발바닥을 보았던가
희고 매끄러운 탄성,
핏줄 환히 들여다보이는 처녀지
주름 한 줄 없다
그늘 하나 없다

울면서 뻗치는 당찬 힘, 저 여린 발바닥 어디에
저런 단단한 항의가 서렸는지
거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지녔던지
어미의 보호벽을 뚫고 나온
어린 전사의 발바닥을 쓰다듬어 본다

다섯 개 발가락마다 말간 핏줄거울을 달고
지구의 새 역사를 걸으려 하는
먼 우주로부터 날아든 별 하나
거대한 코끼리 발바닥보다 더 야무지다

한 개인사가 가족의 역사가
거친 흙을 딛고 일어서는 힘으로
파란 핏줄이 선다
내뻗는 발힘으로 새 터가 다져진다

- 김금용, 시 '전사의 발바닥'


며칠 전 만난 어느 아가의 발은 말 그대로 주름 한 줄 없는,
그늘 하나 없는 처녀지였습니다.
그 야무진 발로 힘차게 세상을 걸어 나갈 것 같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아이의 발을 만져본 것이 언제인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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