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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린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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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린 카톡]

아빠! 그때는 아빠가 하는 말이 짜증스럽기만 했어. 몇 마디 듣다 보면 화가 나서 뛰쳐나가고 싶었어. 근데 아빠…. 내가 군대 가서 고생도 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시간을 견뎌내는 것뿐이었고, 보초를 서면 게임도 할 수 없는 캄캄한 밤에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고독하기도 했었어. 왠지 눈물도 났어. 제대하고 복학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따라가려니 많이 힘들고 지치기도 해. 문득 기숙사 창문을 열고 군대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가슴 깊이 깨달았어. 깨닫고 나니 진심으로 후회도 밀려와. 그땐 몰랐어.. 아빠가 온 가슴으로 해준 말들은 지식으로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세월의 가르침을 내게 미리 전해주려 했었다는걸.

이제 24살 된 아들이 어느 날 밤에 내게 카톡으로 보낸 글귀다. 두 번..세 번 반복해서 읽었다. 자꾸 읽자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들이 철이 들고 내 맘마저 알아준다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지난날 기대를 허문 실망감들이 그 문자 하나에 둑 터진 거센 물살에 휩쓸려가듯 모조리 씻겨졌다.

어찌 가만 있으랴! 나는 온 마음을 담아 답장을 보냈다. "아들아 고맙구나. 아빠는 네가 그리 생각해준 것만으로 가슴이 너무 벅차다. 후회하지 마라. 지금의 자리는 우리 모두에게 최선의 자리다.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는 선상위에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깨우친 그 자리가 별이 되는 자리다. 아빠도 그랬단다. 인생살이 고달파 이리저리 돌고 떠돌며 갖은 좌절과 실패와 고생을 겪으면서 두부 잘려나가듯 어리석게 청춘의 세월을 뭉텅 잃어버리고 결국은 진리를 알아가다가 "그 말이 맞는 말이다"라고 깨닫고 가슴치며 되돌아 왔단다. 왜 나는 처음부터 그리 살지 못했을까.. 처절한 후회를 했단다. 그 후회의 자리에서 비로소 나는 새 출발을 했단다."

"아빠 고마워. 나는 아빠가 자는 줄 알았는데..나도 갑자기 마음이 홀가분해"

"아들아! 아빠가 한마디만 더 할게. 치열한 경쟁의 이 세상을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을 겸비해야 하지만 성공에 이르는 조건은 간단하단다. 진리 속에 거하는 것이란다. 진리 속에 사는 것이 진정 너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준단다. 삶도, 사랑도, 죽음까지도 그 범주 속에 있단다. 깨닫는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던 새로운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니란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깨달음은 벗어남이 아니라 오히려 진리 속으로 파고들어 그 품에 순복하는 것이란다. 예를 들어볼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라" 이 말은 다섯 살배기도 알고 있는 온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란다. 이 평범한 진리만이라도 지키고 살면 그게 곧 인생 전체의 토대가 된단다. 그렇지 아니하냐! 성실하지 아니하고서 어찌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으며 정직하지 아니하고서 어찌 높은 곳까지 이를 수 있으랴! 저 들판에 풀 한 포기도 햇빛만으로 살지 못한단다. 바람불어와 비도 내려주고 흙 속에 양분도 있어야 한단다. 풀 한 포기 삶에도 여러 가지 조건이 얽혀 있듯 어느 하나의 진리는 모든 진리로 잇대어 있으니 지키지 못할 많은 이론보다 하나의 진리에 충실하면 모든 진리에 이르는 것이란다."

 "아빠! 왜케 어려워 ㅠㅠ.. 글치만 조금은 알 것도 같아"

"아빠도 잘자"

"잘 자라  아들, 한마디만 더 할께.. 
가장 위대하고 심오한 것은 가장 단순하고 소박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

출처 -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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