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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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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있었소


 

모진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은 이유가
움켜쥔 뿌리 때문만이 아니란 걸
알아버렸소

흔들리며 넘어가려던
그대의 뿌리를 부둥켜안고
숨도 쉬지 않고 깍지를 풀지 않았던 뜨거운 잇몸

세상에 수많은 나무들이
다시 늠름하게 푸른 아침
고요히 상처 난 뿌리에 입 맞추며
깍지를 푸는 흙이 있었소


- 고창영의 시〈비밀〉(전문)에서 -


*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갑니다.
흙은 본향입니다. 흙은 진실하고 정직합니다.
흙에 뿌리박으면 모든 것이 생명력을 얻습니다.
당신도 흙으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흙입니다.
힐러입니다.
(2020년 10월 12일자 앙코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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