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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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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정치>
 
우리나라 역사에서 젊은 세대의 저항은 정치를 변혁시키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앳된 얼굴의 젊은 정치인은 드물었다. 특히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도 달아본 적 없는 데다 36세라는 젊은 나이로 견고한 기성 정치인들의 카르텔을 넘어 국가 의전 서열 7위의 제1야당 대표가 된 경우는 전무했다.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연일 화젯거리다. 백 팩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은 신선했고, 대변인을 선발하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는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노련한 기성 정치인들이 득실한 고인 물속에서 안으로는 당내의 크고 작은 불협화음들을 잠재워야 하고 밖으로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으로 여당과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 있을 20대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당장 발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젊음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다. 타오르는 정열, 두려움과 맞서는 기개, 안이함을 버리는 모험심, 미지를 향한 도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역동성이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따른 신속한 대응, 제각기 방향과 개성이 다른 당원과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통솔해야 하는 역량을 겸비하기 위해서는 위에 나열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많은 지식의 습득으로도 부족하다. 지식에 고통과 난관이 결부된 삶의 경험과 깊은 사고력이 융합된 산물을 지혜라 한다. 그 지혜에 따른 냉철한 결단력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도 있어야 한다. 이런 맥락을 따라가면 나이 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는 삶을 먼저 경험하며 깨달은 축적된 지혜와 통찰력과 분별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선발기준을 살펴보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젊은 비행사는 없다고 한다. 40대 후반이 되어야 우주인이 될 수 있다. 왜 신체적 기량과 활력, 순발력과 기민성이 저하된 나이 든 사람들이라야 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어떤 상황에 부닥치게 될지 모르는 우주공간에서 육체적인 조건보다는 침착과 인내와 판단력을 아우르는 종합력이 훨씬 중요한 것으로 여러 실험에서 증명되었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흐르면 강산도 변하건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구태를 반복하는 정치행태에 국민은 얼마나 많이 실망했던가. 여당이 야당 되고 야당이 여당 되어도 변하지 않는 이전투구, 동조하지 않으면 타도의 대상, 나와 뜻이 같아야 정의가 되고 다르면 불의, 탐욕에 사로잡힌 비양심과 몰염치에 진저리를 쳤다. 이에 더해 작금의 정치는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불의했다. 점입가경으로 보편타당한 상식마저 무너지고 있다.
 
지치고 질려버린 국민은 열망한다. 위대한 업적을 남길 정치인의 등장에 대한 기대는 애초에 버렸다. 다만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는 정치인, 사과할 줄 아는 정치인,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치인, 공정과 정의를 곧게 실천하는 정치인, 자유민주주의 이념적 정체성이 확실한 정치인, 이해타산에 얽매이지 않는 참다운 정치인을 갈망한다.
 
젊어서는 알지 못한 것을 탄식하고 늙어서는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나이 든 사람들만 모이면 패기가 없고 젊은 사람들만 모이면 지혜가 부족하다. 여의도에 새바람을 몰고 온 이준석 대표에게 바란다. 타성에 젖지 않은 젊은 혈기를 가졌으니 선배 정치인들의 조언과 지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울러서 거짓과 위선, 반목과 대립, 기만과 협잡, 경멸과 혐오로 점철된 이 나라 정치를 일신시키는 마중물이 되어주기를.

출처-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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