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함께 걷는다는 것

가파른 삶을 오르다 보면

두 손 꼭 잡은 채로 발맞춰 걷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앞장서서 걷기도, 

누군가는 뒤처져 걷기도 한다

계속되는 고난에 지쳐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한걸음 떨어져 걷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이지

얼마나 가까이 걷고 있느냐가 아니다 

잠시 떨어져 걷는 시간에 

서로의 사랑을 부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파른 구간이 지나고 평지가 오면

놓쳤던 손을 다시 잡으면 그만이다 

그때 서로를 따스하게 안아주면 그만이다 

서로 등 돌리지 않는다면 

숱한 고난에도 끝까지 함께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다면 언젠가 평지는 온다

목적지 없이 

자주 걸었으면 좋겠어요 

맞잡은 손에 전해지는 

온기로 또 한번 사랑을 되새길 수 있도록

그렇게 급하지 않게

서로의 보폭을 맞춰 걸으며 서로를 위한 

사소한 배려를 느낄 수 있도록.. 

『안녕, 소중한 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