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빠진 짜장면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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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이 갖는 자의적 특성을 서구의 뉘앙스(nuance)라는 말로 대신하여 표현할 수 있을지 의아스럽습니다.
흔히 듣는 말 중에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고 하는 말도 그렇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반어적 표현들도 아주 조금은 이에 근접하는 것 같습니다!
'싸다'라는 표현은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 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값을 치르며 구매자가 원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또한 한편으로는 '너무 흔해 빠졌거나 귀하지 않은, 마구잡이의' 등의 뉘앙스도 담고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구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여러 사회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얼마 전으로 기억하는 돈으로는 그 전과 같은 만족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먹거리의 가격 차이가 아닐까 하는데요.
제가 기억하는 코로나 발병 전후의 중국집 짜장면 가격은 보통 5,000원 짬뽕이 6,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고 있는 지금은, IMF 떄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말들을 하고, 특히 밀가루를 비롯한 모든 식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식비 또는 먹거리 가격이 전에 없이 비싸졌다고 아우성입니다.
짜장면 하나에, 6,000원, 짬뽕 한 그릇이 7,000이었는데,
그외의 ㅉㅃ지존 등의 전문 매장에서는 짜장면이 기본 7,000원 기본 짬뽕이 8,000원에 특약(?) 같은 굴 짬뽕 등을 더하면 보통 1,000~1,500 더 비싸지는 곳도 기억합니다만...
최근에 다른 도시에서 발견한 이 집의 음식 가격에 저는 눈알이 튀어나올 뻔 했습니다.
너무 비싼 게 아니라, 너무 착한 가격이어서요^^
흔히 '착하다'는 말은 칭찬인데 그 의미가 조금은 긍정적인 쪽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색이 더해진 것 같고, 거기다 또 '착해빠진'이라는 말을 하면 그 묘사 대상을 조금은 힐난하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느껴지지 않으시는지요?
짜장이 3,000원, 짬뽕 4,000원!!!
그래서 이 글 제목에 '착해빠진'이라는 수식어구를 넣었습니다^^
그 가게는 그리 크지도 않고, 깔끔한 모습도 아닌, 그냥 동네 산책 겸 천변을 걷다가 발견한 그런 곳입니다!^^
드뎌(일부러 그렇게 씀) 비오는 어느저녁 조심스럽게 들어가 짬뽕 한 그릇을 주문하여 보았습니다^^
(그런데 식사 중 벽면의 안내문이 눈에 들어오는데 좀 걱정이 되더군요! '현금가격!'이라는 추가 안내...
마침 저는 산책 길이어서 현금이 없는 상태였거든요ㅜㅜ 그래서 결국 카드로 짬뽕을 4,500원 계산하였습니다^^)
솔직히 평소에 맛보던 짬뽕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제가 들어가던 날 당시에는 작은 가게 안에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고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다른 메뉴를 하나 둘 추가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시는 흰머리가 조금 드러나는 스포츠 형의 사장님과, 서빙과 계산을 담당하는 시선이 조금 불편해보이시는 사모님 두 분이서 장사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꼭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 언제 짜장, 짬뽕 생각이 나면 이 가게를 자끔 들를 것 같습니다^^
두 분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조용히 다녀올 기회가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