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사흘 닦은 마음은 천 년의 보배다.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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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3
무비 스님의 출가담을 들으며 저는 관 속에 누웠던
‘죽음 체험 피정’이 떠올랐습니다.
<무비 스님은 슬픔 속에 서 있으면서도 슬픔에 젖지 않는 삶이야말로 가뿐한 삶이라고 했다.>
사흘 닦은 마음이 천 년의 보배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구절에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왜냐고요?
죽은 뒤에 내가 가져가는 건 마음뿐이라는 걸 절감했으니까요.
아무리 빛나는 보석도,
아무리 좋은 자동차도,
아무리 좋은 집도 가지고 갈 수가 없더군요.
오직 하나, 나의 마음만 가지고 갈 뿐이었습니다.
❇풍경4
무비 스님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불교는 마음 닦는 종교다.깨달음의 종교다.
깨닫기 전과 깨달은 후는 무엇이 달라지나?”
<슬퍼하면서도 슬픔에 젖지 않는 삶, 그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의 삶과 통한다.>
무비 스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달라지는 건 없다. 그 전 그대로 살 뿐이다.
다만 인간의 삶에서 맛봐야 하는
굉장한 기쁨,
엄청난 절망,
잊지 못할 고통 앞에서는 그 차이가 확 달라진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도인일수록 폼 잡지 않는다.
정말 명경지수(明鏡止水ㆍ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의
마음을 가진 도인은 더 인간적이다.
더 슬퍼하고, 더 기뻐한다.
다만 그 슬픔과 기쁨에 젖지 않을 뿐이다.
기뻐하되 기쁨에 물들지 않고, 절망하되 절망에 물들지 않는다.
물론 불의를 보면 분노한다.
그런데 그 분노에 물들지 않는다.
결국 어찌 되겠나.
슬픔과 고통과 절망 속에 있어도 ‘나’가 상하는 일이 없다.”
<무비 스님은 "도인일수록 폼 잡지 않는다. 마음껏 기뻐하고 마음껏 슬퍼한다. 다만 거기에 젖지 않을 뿐이다"라고 했다. >
그런 삶은 어떤 삶일까,
다시 물었습니다.
“가뿐한 삶이 된다.살기가 아주 수월한 삶이 된다.
삶도 가뿐하고, 죽음까지도 가뿐하게 느껴진다.
생사해탈이 대단한 게 아니다.
그게 바로 생사해탈이다.
삶이 뭔가.
인연 따라 세상에 관광 왔다가 돌아갈 시간이 되면
당연히 돌아가는 거다.”
무비 스님은 자신이 입적할 때 다비식도 않겠다고 했습니다.
괜히 산 사람들 번거롭게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몸은 그동안 입었던 옷이니 그냥 벗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미 시신 기증 서약까지 해놓았다고 했습니다.
<무비 스님은 "남의 바둑에 훈수를 둘 때 바둑판이 더 잘 보이는 이유가 뭔가. 거기에는 '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