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재포장 이슈 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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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PC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다. 그래픽카드 재포장 의혹이다. 새 제품인 줄 알고 구매한 그래픽카드를 기쁜 마음에 받아보니 여기저기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 이런 내용의 구매 후기들은 커뮤니티에 충격을 줬고 소비자가 제품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건 암호화폐 시장에서 뒹굴던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암호화폐 채굴에 참여한 사람이나 단체는 그래픽카드로 코인을 채굴하다가, 코인 채산성이 떨어질 때 그래픽카드를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다. 마침 올해 초부터 코인 시세가 폭락했고, 채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그동안은 우려만 했던 채굴 그래픽카드의 유출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내 그래픽카드가 재포장 제품이면 안 되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하나씩 살펴보자.
1. 구매 전 확인 단계
▲ LHR 모델은 상대적으로 채굴 시장에서 인기가 덜했기 때문에, LHR 적용된 모델 위주로 선정한다
이 글에서는 구매할 때 재포장되지 않은 신제품 그래픽카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언급한 내용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최종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문제점을 점검하는 방법들이다.
먼저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기 전 선택한 제품이 일반형인지 채굴 기능이 일부 제한된 LHR(Lite Hash Rate)형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 LHR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채굴 기능이 제한되었다고 게임 성능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RTX 3090 계열 이상을 제외하면 현재 출시되는 그래픽카드들은 기본적으로 LHR을 적용하고 있다. LHR이 아닌 일반형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RTX 3060 이후 적용범위 확대)로 대부분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최신 제품의 구매가 가능하다.
다음은 사후서비스(A/S) 평이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자.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이런 브랜드는 브랜드 차원에서 제품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어서다. 일부 브랜드는 상품반송승인(RMA) 서비스를 추가 제공하니 이 또한 체크하면 좋다.
쇼핑몰 수준에서 처리 가능한 경우도 있다. 규모가 큰 IT 쇼핑몰의 경우 일정기간 사후서비스를 대행하기도 하는데,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2. 제품을 배송 받았을 때 : 시리얼, 박스 확인
꼼꼼하게 확인하더라도 정작 제품이 발송되어 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 재포장 그래픽카드의 세계. 제품을 배송 받았을 때 폭탄인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돌려보낼 준비를 마쳐야 한다. 앞서 진행한 것이 1차 필터라면 실전이 될 이번 작업은 2차 필터다.
제품을 기쁜 마음으로 받은 뒤 제품 박스를 확인했을 때 가장 먼저 제조년월을 알 수 있는 시리얼 번호를 파악하자. 대체로 박스 측면에 부착되어 있으므로 즉시 확인 가능하다.
▲ 이엠텍 그래픽카드 시리얼 확인법. 이처럼 제조사 홈페이지에 시리얼 확인법을 게재하는 경우가 있으니 확인하자
제조년월을 표기하는 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부분 숫자로 표기하고 있으며, 일부는 알파벳을 조합해 쓰기도 한다. 다만 제조월을 먼저 쓸지 제조연도를 먼저 표기하는지 여부가 각각 다르다는 점 참고하자. 정확한 제조년월은 구매한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사후서비스 홈페이지에서 검색하거나 센터에 연락해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최근 구매하는 그래픽카드는 대체로 2022년 2~5월 사이에 생산된 것들이 많다. 제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시간과 과정이 있기 때문에 보통 2~4개월 전에 생산된 것이면 최신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정도라면 채굴장에서 사용했다가 다시 시장에 흘러나올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만약 시리얼 번호를 통해 제조년월을 확인했으나 2022년 1월 이전에 생산된 것이라면 코인 시세가 한창 높을 때 생산한 제품이고, 기간도 오래된 재고이므로 불안할 수 있다. 환불 또는 교환을 요구하자. 물론 A/S는 구매일(영수증 필수)을 기준으로 서비스가 진행되니 정상 제품이라면 사용에 큰 문제는 없지만,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어 볼 것은 그래픽카드 박스의 봉인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다시 붙인 흔적이 있는지 여부를 보자. 보통 대다수 그래픽카드 박스 측면에 봉인 스티커를 붙이는데, 이것이 뜯긴 흔적이 있거나 이중으로 붙은 흔적이 있다면 재포장 가능성이 높으니 환불각을 잡자. 다만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잘 뜯어서 붙이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스티커 상태로는 100% 새제품이라 확신하기는 어렵다. 향후 제조사나 유통사들이 한 번 뜯으면 절대 다시 못 붙이는(자국이 남는) 재포장 방지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면 한다.
스티커까지 멀쩡하다면 제품 박스 측면, 특히 입구를 유심히 살펴보자. 그래픽카드 박스는 겉박스가 속박스 크기에 딱 맞춰 제작되기에 여는 과정에서 살짝 찌그러지는 경우가 많다. 속박스도 뜯는 과정에서 입구를 고정하는 부분이 살짝 찢어지거나 구겨질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발견됐다면 재포장 가능성이 의심되니 구매확정을 보류하자.
3. 제품을 개봉했을 때 : 절연비닐, 봉인스티커, 골드핑거, 브라켓, 먼지
시리얼도 최신이고 박스도 깨끗하면 일단 봉인을 열어 기다리던 그래픽카드를 꺼낼 때가 됐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포장은 그럴싸하지 정작 내용물은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그래픽카드 세척 방식이 진화함에 따라 완전히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갖고 하나씩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 새 것은 포장 비닐의 상태도 거의 구겨짐이 없고 깨끗하다. 물론 이것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우선 가장 먼저 박스를 개봉하고 그래픽카드를 감싸는 포장 비닐을 유심히 살펴보자. 정전기에 의해 기판이나 부품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포장재인데, 여기에 우선 봉인 스티커가 하나 붙어 있다. 이것이 떨어졌는지 떼어졌다 다시 붙인 흔적이 존재하는지 파악해야 된다. 비닐의 상태도 구겨진 곳이 너무 많다면 주의할 것.
비닐 상태가 구김 없고 깨끗하다면 그래픽카드를 꺼내서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래픽카드가 메인보드에 연결되는 슬롯을 보자. 자세히 보면 금색 핀이 여럿 있는데 골드핑거라 부른다. 이 골드핑거가 메인보드와 접촉하면서 미세하거나 혹은 굵게 흠집이 발생하는데 새 제품임에도 이것이 있다면 재포장을 강하게 의심하자.
▲ 사용한지 오래된 그래픽카드의 골드핑거, 여러차례 장착, 탈거를 반복하여 자국이 여러겹/진하게 겹쳐져있다. 새 제품을 구매했는데 이 상태라면 무조건 환불을 요청하고, 뉴스에 제보해도 되는 수준이다
▲ 새 그래픽카드를 1회 체결/탈거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빛에 비춰보면 각도에 따라서 살짝 거뭇한 자국이 있다. 이 상태는 중고/채굴재포장으로 확신할 수 없다. 출고 전 제조사 QC 테스트에 걸려서 체결/탈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증거도 찾아야 한다.
또한 그래픽카드가 고정되는 과정에서 브라켓이 휘거나 위에 나사흔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그래픽카드의 브라켓(고정부)을 유심히 살펴보자. 교체하는 것으로 흔적을 숨길 수 있으나 만약 존재한다면 재사용 가능성이 있으니 빠르게 판단하여 조치를 취하자.
▲ 그래픽카드를 PC 케이스나 채굴용 선반에 장착할 때 나사 체결 흔적이 생길 수 있으니 체크하자
이 외에 그래픽카드 기판이나, 쿨러 히트싱크 사이사이에 먼지나 기름 때 등 오염의 흔적이 존재한다면 바로 대응해야 한다. 거미줄이나 먼지 뭉친 것이 있다면 100%다. 새 제품에는 먼지가 거의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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