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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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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고 너무 발버둥치며 살아왔습니다.

너무 긴장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비굴하지 않게 살아야 하지만 너무 지지 않으려고만 하다보니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제 피붇이한테도 지지 한흐여고 하며 삽나다.

지면 좀 어떻습니까.

사람 사는 일이 이겼다 졌다하면서 사는 건데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붇들고 있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강박에서 나를 풀어주고 싶습니다.


- 도종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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