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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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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치열하게 살아내면
내일이란 선물이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어느새 과거가
돼버린 현재에 매달리게 되고
그런 사람의 오늘은 이미 죽은것
 

사람은 한번은 죽습니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지만 내일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순간일 수 있습니다. 시간은 삼 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과거는 내가 살았던 시간이지만 바꿀 수 없습니다. 인간이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인간은 신이 되었을 것입니다. 미래는 오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오로지 현재만이 인간이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삶에 치열한 몰입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가 가진 소유가 아닌, 죽는다는 유한 존재임을 기억한다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삶이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상의 잡다한 일들, 번잡한 일들의 성가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내일을 기대하고 희망을 품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나 단순한 희망만으로 오늘을 소일하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지능적인 자기기만입니다.

주변에서 평소에 아무 준비도 안하고 있다가 은퇴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황스런 말을 합니다.

"난, 은퇴하지 않을 줄 알았어. 은퇴는 남의 얘기일 줄 알았지. 난 다음 인사에서도 살아남을 줄 알았지."
천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스스로를 천천히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착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바로 '메멘토 모리'입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니 오늘에 몰입하고 치열하게 살아내라.'

오래 전에 감동 깊게 보았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있습니다. 빽 파이프 연주를 앞세우고 교기를 든 학생들이 강당에 들어서면서 1859년에 창립된 명문 웰튼 고등학교의 새 학기 개강식이 시작됩니다. 이 학교 출신인 키팅 선생(로빈 윌리암스)이 영어 교사로 부임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책상 위에 올라서게 해서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라'는 등 파격적인 수업 방식으로 '오늘을 살라'고 역설하며 참다운 인생의 눈을 뜨게 하는데, 그때 나온 대사가 '카르페 디엠(Carpe Diem)'입니다. 카르페 디엠은 '지금을 즐겨라'라는 뜻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바꿀 수 없고, 미래가 중요한데 그 중요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하고 나머지 결과는 신에게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원래는 호라티우스가 쓴 라틴어 시의 구절입니다.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현재를 즐겨라. 미래에는 최소한의 기대만 걸어라.'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을 합하면, '사람은 한번은 죽으니, 그 죽음을 기억하고 현재를 즐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하늘은 없습니다. 어제와 같은 바람도, 어제와 같은 구름도, 어제와 같은 태양도, 어제와 같은 나무도, 어제와 같은 풀도, 어제와 같은 꽃도 없습니다. 오늘의 하늘, 오늘의 바람, 오늘의 구름, 오늘의 태양, 오늘의 나무, 오늘의 풀, 오늘의 꽃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도 그러합니다. 어제는 흘러 지나가서 뛰어가 잡을 수 없고, 내일은 오지 않아서 어떤 시간이 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지금만이 내 시간일 뿐입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하려면 지금밖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의 현재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가고 싶은 곳에 있으면 지금 그곳으로 떠나고, 고백할 말이 있으면 지금 고백하고, 결심한 일이 있으면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내면 우리에게 내일은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낸 사람만이 내일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내일을 잡는 방법은 간단하고도 의미 있습니다. 오늘을 놓는 것입니다. 오늘을 놓아야 내일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오늘을 놓지 않으면 내일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은 내일이라는 선물을 맞이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미 어제가 되어버린 오늘에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놓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사람의 오늘은 이미 죽은 것입니다.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정글의 왕자가 된 타잔의 생존비밀은 줄타기였습니다. 줄타기의 핵심은 잡았던 줄을 놓고 새로운 줄을 잡는 것입니다. 타잔이 줄을 탈 줄 몰랐던지, 잡은 줄을 놓지 않았더라면 사자나 표범의 먹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성취하고 싶다면 현재 당신이 갖고 있는 익숙한 것들을 놓아야 합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을 놓지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올 한해 동안 이 아름답고 의미있는 단어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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