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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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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백과사전
동성상회 쌀집
우리 아버지 치부책에 외상값 올릴 때는
외상값뿐만 아니라
손님과 주고받은 말의 핵심도 적습니다
빛바랜 사족의 글귀가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싶어도
외상값 시비가 생기면
녹음기 같은 깨알 기록으로
거뜬히 해결하시던
그 노하우
당장 생각날 것 같아도
세월 지나면 오래된 필름의 스크래치처럼
흠집이 나는 기억들
생전의 아버지보다 세 살은 더 많은 내가
이제야 그 한 수를 배웁니다
- 박봉준, 시 '아버지의 백과사전'
그때는 왜 알 수 없었을까요.
이제야 펼쳐보는 그리움의 사전엔 오래된 지혜가 빼곡합니다.
귀와 가슴에 메아리치는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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