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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아무거나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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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아무거나였다가
층층 간절함이다
발끝을 세워 하나의 기원이 되기도 하는 탑
자발없이 틈만 보이는 허물의 한때 같다
무너지다 깨금발로 허공을 딛고 올라서는
여기가 마음속 적멸보궁이라는 건지
눈보시도 적선이라는 건지
너덜돌 몇 개 괸 소란이 바깥의 욕심 같아서
돌에게 미안했다
틈 하나 두어 소란한 침묵을 들이고 싶은데
돌을 잊고 탑의 귀마저 버리면 그냥 풍경인데
허투루 여긴 아무거나를
슬몃 괴어놓았다
낮음에 이를 때까지
- 박위훈, 시 '어느 날은 아무거나였다가'
여럿의 손길이 닿은 것도 같고, 그냥 하나의 손길인 것도 같은 돌탑.
남이 얹은 돌에 슬쩍 올린 돌이라는
아무것도 아닌 흐름 같다가도, 어느 날은 누군가의 간절함 같기도 합니다.
허물면 풍경이 보이고 고이면 간절함이 되는 걸까요.
아무것도 아니다가 간절한 소망이 되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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