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렐리, 죽기 살기로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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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리, 죽기 살기로 싸우다
터키는 6·25 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 캐나다에 이어서
4번째로 많은 2만 2천여 명을 파병했습니다.
1950년 터키 정부는 1,500명 참전병을 모집했지만,
무려 10배가 넘는 1만 5천여 명의 젊은이가
지원했습니다.
또한 참전 규모는 세계 네 번째이지만
연인원 대비 전사자 비율은 미국과 영국의 2배 수준입니다.
터키 참전용사들의 전사자 비율이 높은 이유는
전쟁에서 전선 앞에 서고, 용맹하여 후퇴할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터키 참전용사들은 전쟁 중에 '앙카라 학원'을 세워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학교 교육을 했습니다.
앙카라 학원이 세워질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일라'가
지난 2017년 터키에서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터키인들과 한국인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일라'는 한국 전쟁에 참전한 터키군 하사 슐레이만과
자신을 부모처럼 돌봐준 그를 아빠로 여기는
한국인 고아 소녀 아일라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전쟁 중 부모 자식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지만,
한국 전쟁이 끝나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슐레이만은
아일라를 데려가고 싶었으나 군의 명령으로
아일라를 앙카라 학원에 맡기고 홀로 터키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터키 아빠와 한국 딸은 평생을 그리워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전쟁당시 5살이던 아일라는 터키 아빠를 찾고 싶었지만,
군인이고 터키에 산다는 것 외에는 이름조차 몰랐고,
슐레이만 또한 아일라의 한국 이름이나 주소 등을
알지 못해 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터키 아빠와 한국 딸은 지난 2010년,
기적과 같이 다시 만났습니다.
오랜 기간 딸을 찾고자 한 아빠의 집념이
기적을 만든 것입니다.
영화 '아일라'의 실제 주인공 김은자 씨는 당시,
언론 취재에서 터키 아빠를 60년 만에 만난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다시 만났을 때, 감정들이 복받쳤습니다.
두 분 내외가 같이 걸어오는데 감정이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아서
아버지를 부둥켜안고 울었어요. 왜 이제 찾으러 왔냐고...
그렇게 말하면서 울었습니다."
터키 아빠 슐레이만도 이제는 예순을 훌쩍 넘은
할머니가 된 아일라의 손을 잡으며 연신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일라야, 사랑하는 내 딸 아일라...
보고 싶었어. 미안하다. 너무 늦게 찾아서..."
60년 만의 재회 후 서로 연락하며,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결국 지난 2017년, 슐레이만은 94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종 전에 소식을 들은 아일라 김은자 씨가 터키로 날아가
딸로서 아버지의 곁을 지켰습니다.
전쟁 당시에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하고,
어떤 나라보다 용감하게 싸워준 터키 참전용사들...
7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영화 '아일라'의 주인공 슐레이만처럼
여전히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을 '코렐리(한국인)'로 칭하는 그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 영화 '아일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예고 링크
-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aver?code=169240&mid=38818#tab
※ 출처 : 따뜻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