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 울린 의붓딸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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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4년 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면서 보물 같은 다섯살 난 딸도 함께 얻었습니다. 남편과 그의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죠. 처음에는 자신없었다고 했습니다. 주변에서도 만류했고요. 하지만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고 합니다. 오래 고민했으나, 잘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죠.
A씨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보자마자 내 아이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말수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그 맘 때 아이들은 떼도 쓰고 수다도 잘 떨텐데, 과묵하고 어른스러웠다고 했죠. 그러면서도 영 곁을 안 내어주는 것 같아 자책도 많이 했다고 하고요. 마트에 가면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지 만지작거리다가도 A씨가 말을 걸면 깜짝 놀라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고 했습니다. 뭘 먹고 싶다거나, 뭘 사달라거나 하면서 떼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죠.
A씨는 시간을 두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언젠가는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거라 생각하면서요. 그러던 중 A씨는 아이가 다니던 학원에서 소풍을 간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A씨는 새벽에 일어나 레시피를 뒤적거려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김으로 앙증맞은 캐릭터 얼굴을 만들어 꾸미고, 소시지를 문어 모양으로 굽기도 하고요. 과일도 먹기 편하게 손질해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A씨는 “점심 시간에 도시락을 보고 기뻐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소풍을 마치고 아이가 돌아오자 A씨는 도시락이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A씨 눈치만 살피다가 방으로 쏙 들어가버렸다고 했죠. A씨가 아이의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보니 이게 웬 일, 과일만 먹고 도시락은 그대로 남아있더랍니다. A씨는 “도시락을 보는데 바보처럼 눈물이 났다.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이가 미운 마음마저 생겼다”며 “내 자신이 바보 같고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울고 있던 A씨 곁으로 아이가 슬그머니 다가왔습니다. 이미 마음이 상해있던 A씨는 아이를 못 본 척 했다고 하고요. 우물쭈물하던 아이는 A씨 옆에 슬쩍 앉았습니다. 이후 아이의 작은 입에서 나온 말은 A씨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도시락 맛 없어서 안 먹은게 아니라 아까워서 못 먹었어요. 울지마세요. 고마워요. 엄마”
A씨는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했습니다. 아이도 함께 울었다고 하고요. 그동안 허물고 싶었는데 쌓여만 갔던 벽이 사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까요. A씨는 “어떻게 아홉 살짜리가 이런 말을 할까. 엄마가 된다는 건, 특히 새엄마로 산다는건 너무 힘든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아이가 서서히 내게 마음을 열어주는구나 싶어서 가슴이 벅차다. 내가 많이 모자라는 엄마구나 싶어서 남편이 돌아오면 상의한 후 아이가 학교 다니는 동안 육아 공부를 해볼까 싶다”며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못난 엄마지만 앞으로는 아이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자신을 엄마로 만들어준 천사같은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되어준 A씨에게 고마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이들 모녀는 앞으로 얼마나 뜻 깊은 성장기를 함께 겪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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