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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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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 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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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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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livinglegend님의 댓글

기형도라는 분, 이 분 방송작가이거나 그런 Celeb 아니시던가요?
어쩐지 예전에 방송에서 어느 프로그램에선가 들었던 이름인듯? ...

livinglegend님의 댓글의 댓글

아, 그랬나요?
잘은 모르지만 이름을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고
글 전체를 보다 보니 어쩐지 황무지(The Waste Land)를 쓴 T. S. Eliot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마치 스스로 버리고 떠났으면서도 다시 스스로를 그 비난하던 상대방들의  시선과 입장에 서서 또 한번 자신에게 비난과 칼끝을 돌려대는 느낌이 나기도 하구요.
사실 누구나 떠나는 여행 길이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게 인생 여정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ㅜㅜ

꼬메술님의 댓글

날도 추워지니 형형색색의 옷들을 입혀주고 서둘러 떠나려는 가을
자연은 섭리에 순응하기에 고난의 겨울을 보내고 봄의 희망을 기다린다..

tommkr님의 댓글

뭔가 심오한 얘기 같습니다. 잘 이해는 못했지만, 웬지 어울릴 것 같은 팝숑 하나 투척하고 도망갑니다요 ^^ 제목: 스트리트 보이 Street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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