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에 후쿠시마산 꽃다발 드려요" 日의 부흥올림픽 홍보

정은혜 2021. 7.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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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도쿄올림픽 자원 봉사자가 요코하마에 있는 야구경기장 인근 화단에 물을 주고 있다. [AP=연합뉴스]

후쿠시마현 유스토마, 미야기현 해바라기, 이와테산 용담.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 우승자에게 건네지는 꽃다발의 원산지들이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은 올림픽 우승자에게 줄 꽃다발 5000개를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생산한 꽃으로 만든다.

이 가운데 용담 생산지인 이와테 지역 꽃 협회의 쿠도 요시테루 협회장은 "드디어 우리의 꽃이 올림픽 경기장에 도착한 것을 보니 매우 기쁘다"고 영국 올림픽 전문 매체에 말했다. 그는 "영광스러운 메달리스트의 승리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밝은 색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자 꽃을 재배하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유스토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야기현에서는 대지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또다른 자식을 쓰나미로부터 지켜준 언덕에 해바라기를 심은 사연이 있는 곳이다. 매년 이 언덕이 해바라기로 뒤덮인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 지역인 이와테현은 용담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우승 선수들에게 제공될 꽃다발.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일본은 개막식에 앞서 첫 경기를 지난 21일 후쿠시마현에서 개시했을 정도로 이번 올림픽을 홍보의 장으로 삼고 있다. 키워드가 '부흥과 재건'을 기치로 삼은 '회복의 올림픽'(Recovery Olympic)일 정도다.

최근 한-일 사이에 갈등을 빚은 후쿠시마산 식자재 도입도 이런 배경에서 왔다. 지난해 초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올림픽 선수촌 식재료를 원전사고 발생지를 포함해 인근 지역에서 조달하겠다면서 "피해를 본 3현(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의 식재료 도입은 소문에 의한 피해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일본의 풍부한 음식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지역 임시주택 알루미늄 창틀로 만든 기념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은 지역인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현에서 피해 복구에 동원된 자재들로 만든 '도쿄 2020 복구 기념비'. [AFP=연합뉴스]


꽃과 식자재 외에도 후쿠시마산은 또 있다.올림픽 경기장 바로 옆에 세워진 도쿄 2020 복구 기념비다. 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기념비는 사고 당시 만든 도호쿠 지역 임시 주택 창틀에서 수집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은 기념비를 통해 피해 지역인 3현과 세계를 연결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기념비에는 3현의 중고등학생들이 대회 출전 선수들에게 보낸 '감사의 메시지'가 담겼고, 선수들 역시 기념비에 메시지를 적으면 대회가 끝난 뒤 메시지를 현지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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